나는 시험 불안증을 갖고 있다
시험 딱 2주 전이 되면 공부를 하려고 해도 마치 꼭두각시 인형이 된 것 마냥
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리고 시험 당일에는 글씨가 백지 위에 올라탄 까만
벌레로 변해 읽을 수도 숨 쉴 수도 없게 된다
그러나 무엇보다도 최악인 것은 부모님이 이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신다는
것이다
“교육자 집안의 딸내미가 시험 불안증이라니!
네 의지로 극복할 수 있는 건데 네가 게을러서 못하는 거다!”
나는 그렇게 고등학교 때부터 시험성적을 잘 받아야 한다는 집착을 하고 10년째
살아오고 있었다
그러다 문득 ‘시험에 합격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완벽한 건가?’, ‘정말 중요한 걸
알아보지 못하고 겉모습에만 집착하는 게 아닌가?’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
마침내 ‘나는 나로서 완전하다’는 결론에 이르렀다
이제 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고 난 여전히 두렵지만, 그래도 용기 있게 헤쳐 나갈
것이다
- 새벽편지 ‘손끝에 사랑이 피어나다’에 올라온 글 중에서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