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진=AFP

[뉴욕=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] 도널드 트럼프(사진 오른쪽) 미국 대통령은 6일(현지시간)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(G20) 정상회의에서 시진핑(왼쪽) 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후 추가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.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‘막판 타협’ 여지를 확인해보겠다는 취지로, 미국의 화웨이 봉쇄 등 대중(對中) 파상공세 탓에 미·중 정상회담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중국 측을 협상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. 만약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미·중 관세 전면전 확전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.

프랑스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오찬회동에 앞서 ‘대중 추가관세’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“몇 주 후, 아마 G20 정상회의 후 2주 안에 결정을 내릴 것”이라고 말했다. 그러면서 “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만날 것”이라며 “어느 쪽이든 G20 이후에는 결정을 할 것이다.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자”고 강조했다. 앞서 프랑스로 출발하기 전 아일랜드 섀넌 공항에서도 기자들에게 “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(중국사 제품) 2500억달러어치에 (관세) 25%를 받고 있다. 최소 3000억달러에 대해서도 또 (관세를) 올릴 수 있다”고 여유를 드러냈다.

양국은 지난해 7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340억 달러어치에 25% 고율 관세를 처음 부과하면서 발발한 무역전쟁을 12개월째 지속하고 있다. 지난해 12월 90일간 ‘휴전’을 선포한 이후 한 차례 시한을 연장해 협상을 이어갔지만, 지난달 9~10일 ‘노 딜’(No deal)로 귀결된 워싱턴D.C.에서의 마지막 협상 이후로 ‘강 대 강’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.

미국은 지난 10일 오전 0시1분을 기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종전 10%에서 25%로 상향 조정했고, 이에 중국도 지난 1일부터 60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~25%의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간 무역전쟁은 한층 격화한 상태다. 미국 측은 나머지 3000억달러 이상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25%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최후통첩을 날렸다. 이후 미·중 갈등이 화웨이 문제에서 기술ㆍ안보 문제로 확대되면서 G20 정상회의에서 양 정상의 만남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었다. 특히 시 주석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하기도 했다.